아시아 비비 석방에 항의하는 무슬림 근본주의자들이 거리에 벌떼처럼 모여 아시아 비비 처형을 요구하고 있다.
아시아 비비 석방에 항의하는 무슬림 근본주의자들이 거리에 벌떼처럼 모여 아시아 비비 처형을 요구하고 있다. ©순교자의 소리 제공

[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기독교인 여성 아시아 비비(Asia Bibi)가 석방된 것에 불만을 품은 테러리스트들이 기독교인 마을을 공격할 예정이라고 파키스탄 경찰이 기독교인들에게 경고했다.

교황청 공식 기관지 피데스(Agenzia Fides)에 따르면, 파키스탄 라호르(Lahore) 시 경찰 조사단은 파키스탄 탈레반(Tehrik-i-Taliban Pakistan)과 이들보다 더 강경한 자마툴 아흐랄(Jamaat-ul-Ahrar) 같은 테러 집단이 이미 공격할 계획을 세웠으니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기독교인들에게 경고했다.

지난 10월 31일, 파키스탄 대법원이 아시아 비비에게 무죄를 선고한 때부터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은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다. 아시아 비비는 신성모독 혐의로 2010년에 기소되어 계속 사형수로 복역해 온 기독교인 여성이다. 아시아 비비 사건은 파키스탄에서 계속 논란을 일으키는 종교 사건 중 하나이다.

아시아 비비가 석방된 후, 무슬림 근본주의자들이 가두 시위를 벌이며 사흘 동안 항의한 탓에 파키스탄은 국가 기능이 마비되었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무슬림 근본주의자들의 공격 대상이 될까봐 두려워했다.

파키스탄 정부가 테러리스트들의 잠재적 공격을 막기 위해 교회와 기독교인 마을에 경찰과 안전 요원들을 배치했지만, 핍박받는 이 소수 집단은 공격 위협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다.

아시아 비비는 현재 파키스탄 모처에 숨어 지낸다.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비롯한 몇 개 국가가 아시아 비비에게 망명을 제안했다.

아시아 비비의 변호사 사이풀 무룩(Saiful Mulook)은 아시아 비비가 이제 자유의 몸이지만,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을 떠나려면 여권이 있어야 한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말했다. 무룩은 아시아 비비의 가족 모두가 유럽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시민권을 부여해달라고 독일 정부에 호소했다.

아시아 비비
▲아시아 비비. ⓒ세계기독연대(CSW).

한편 핍박 받는 세계교회 성도들의 목소리를 알리고 있는 한국 VOM(Voice of the Martyrs) 현숙 폴리 대표는 "아시아 비비가 출소했지만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며 "이제는 파키스탄 기독교인 마을이 다 위험해졌다"고 안타까워 했다.

폴리 현숙 대표는 "우리 역시 파키스탄 기독교인들과 한 몸"이라 말하고, "그들에게 닥친 위험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말고 내 일로 생각해야 한다"며 "전 세계가 아시아 비비 사건을 주목해 파키스탄의 법률 제도와 사회에 변화가 일도록 기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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