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구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10일 오후4시부터 삼광교회에서 키에르케고어학회가 '키에르케고어에게 있어서 참된 자아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는 주제로 키에르케고어 학술 강좌를 진행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이승구 박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는 키에르케고어가 말하는 기독교적 자아됨과 윤리적 자아됨을 비교하며 설명했다.

이 박사는 "기독교적 익명의 저자 안티-클리마쿠스와 키에르케고어 자신에 의해서 이해된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스스로 자신이 되려고 애쓰는 한, 그는 절망 가운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이해에 의하면 신인(神人, the Gog-man)이신 그리스도와의 바른 관계(신앙의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모든 이들이 다 절망 가운데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이 절망 가운데, 즉 죄 가운데 있을 때에 죄 용서를 통해서 자신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공되었다"며 "이 상황은 예수 그리스도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죄 가운에 빠진 인간을 구하러 이 세상에 오신 신인으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는 그들 스스로 이루지 못하던 것을 사람들에게 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에 죄 용서함을 받는가, 아니면 걸려 넘어지는가(失足)의 가능성이 있다"며 "만일에 이 외톨이가 바른 방식으로 죄 용서의 메시지와 연관한다면 그의 절망이 해결되고 그는 참된 자아가 된다. 그런 이는 신앙을 가진 이가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구 박사는 "그러므로 윤리적 단계에서의 자아 이해와 기독교적 자아 이해 사이에 차이와 비연속성이 있다는 것은 아주 명백한 일이다"며 기독교적 자아와 윤리적 자아의 차이를 설명했다.

먼저 그는 '무한성'을 꼽으며 "키에르케고어가 이해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는 이 무한성(가능성)이 주어진 것이고 따라서 자아를 구성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만 있는 무한성(가능성)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도인에게는 '인간적으로 말하면, 가능성이라고는 없다'는 안티-클리마쿠스의 이 말은 '인간적으로 말하면 불가능하나, 하나님에게는 가능하다'는 의미인 것이다"며 "그는 인간 안에 있는 무한성(영원성, 가능성)이 오직 하나님과 관련해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윤리적 단계에 있는 사람의 무한성(영원성, 가능성)은 그 자신 안에 내재해 있는 '내재적'인 것이다. 그것은 단지 인간적인 가능성일 뿐이다"며 "윤리적 자아는 자신을 자기 스스로 구성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나님과의 관계성 가운데서 자신을 통합하는 기독교적 자아는 자원해서 하나님께 의존하는 신율적인 자아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런 자아의 입장에서 키에르케고어는 바울의 말을 연상시키면서 '나의 나 된 것은 오직 순전히 하나님을 믿고 순종함으로 말미암은 것이다'고 말한다"고 했다.

덧붙여 "그러므로 기독교적 자아의 관점에서 윤리적 단계에 있는 자율적인 자아는 반항적인 자아이다"고 말했다.

또 이승구 박사는 "윤리적인 자아는 적어도 그가 자아가 되려고 한다는 의미에서 심미적 단계에 있는 사람보다는 자아가 된다는 목표에 가까운 것이다고 키에르케고어는 시사한다"며 "그러나 키에르케고어는 곧 바로 덧붙이기를 이렇게 가까운 것처럼 보이는 것이 그가 심미적인 사람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 가운데 있는 이유라고 말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목표에 더 가까운 듯이 보이는 것이 그의 교만의 근거가 되며 그가 자신의 힘으로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항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며 "결국 심미적 단계에 있는 이와 윤리적 단계에 있는 이가 모두 다 기독교적 하나님과 멀리 떨어져 있으며 하나님과 관련하여 참된 자아가 되는 것에 대해서도 같이 멀리 떨어져 서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구 박사는 "윤리적인 단계에 있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그의 자의식이 윤리적 단계의 자의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을 만한 자의식에서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며 "그러므로 기독교적 자아가 된다는 것은 윤리적 자아의 발전이나 향상으로 이해될 수 없는 것이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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