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 ©기독일보DB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지난 16일 낮 연세대 원두우신학관 예배실에서는 제1회 주기철 목사 기념 연세신학강좌가 열렸다. 특별히 이날 강연회에서는 이상규 교수(전 고신대 부총장)가 "주기철 목사의 국가, 사회관"(주기철 목사의 女權과 평화, 민족주의, 국가, 저항권에 대한 이해)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상규 교수는 먼저 주기철 목사의 여성 인권에 대해 언급하며 "주기철은 평양신학교 재학 중이던 1924년 '신생명'이라는 전영택이 편집하던 잡지 13호(1924.7)에 '기독교와 여자해방'이라는 신국판 3쪽 분량의 논설을 게재했는데, 1920년대에 이런 글을 게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 평가했다.

주기철 목사는 이 글에서 ▶여권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기독교가 여성해방의 선구자라는 점을 지적하고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성경적 의미의 여성해방이 무엇인가를 제시했으며 ▶기독교가 여성해방의 선구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가 여자를 구속한다거나 기독교가 여성 해방을 방해한다는 잘못된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 교수는 "이 글은 여성해방과 관련, 기독교 신앙을 변호하려는 변증적 성격을 지닌다"고 했다.

또 주기철 목사의 평화 인식과 관련해 "복음과 종교교육 3권 12호(통권 제31호, 1933.12.1)에 '성탄절을 당하야 세계의 신자의게 檄을 전하노라'는 설교문을 게재했다"고 밝히고, "주기철은 소위 '대동아공영권' 확보라는 이름으로 전개된 일본의 대륙 진출과 전쟁정책의 내면을 헤아리고 있고, 일제 전선의 확대를 보면서 비전(非戰) 혹은 반전(反戰)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1930년대의 국제사회질서에서 평화는 교회가 선포해야 할 시급한 메시지이지만, 동시에 '평화'를 말하는 것은 그 시대의 터부였다. 평화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체제도전적이었고 불령선인으로 간주되던 시기였다"면서 "이런 시기에 세계 평화를 설교한다는 것은 전쟁정책에 대한 분명한 거부였고, 저항이었다"고 이야기 했다.

민족주의와 관련, 이상규 교수는 "주기철의 목회와 설교, 신사참배 거부가 민족적 동기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라 밝히고, "주기철은 교회의 일차 사명은 복음운동이며, 민족적 과제는 이차적이고도 부차적인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오히려 "그는 교회를 배경으로 하는 민족운동을 경계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주기철의 목회활동과 신사참배 반대투쟁을 민족운동 혹은 민족적 동기에서 해석할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하고, "주기철의 민족운동 혹은 독립운동 차원에서 신사참배를 거부한 것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그의 신앙 투쟁은 민족독립과 민족해방운동에 기여했다"며 "주기철 삶의 여정과 신사참배 반대는 하나님의 義의 추구였다"고 했다.

교회와 국가의 관계와 관련, 주기철 목사는 장로교 전통을 다라 국가권력의 한계를 설정하고 국가나 국가권력의 교회 지배나 간섭을 배제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주기철의 삶과 설교 속에는 칼빈의 장로교 전통과 17세기 스코틀랜드 언약도들(Covenanters)이 보여줬던 국가-교회 간의 바른 관계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비록 주기철이 '저항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일은 없어도, 그는 부당한 국가권력에 대해서는 저항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었다"면서 "그의 신사참배 거부와 저항, 그리고 순교 자체가 국가권력의 부당한 간섭에 대한 저항"이었다고 봤다. 더불어 "신사참배 반대와 저항이 그 요구가 명백하게 하나님의 계명에 반하는 부당한 강요라는 확신에 기초했던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상규 교수의 강연 외에도 김병연 교수(서울대 경제학부)가 "신앙의 선조를 통해 살펴본 기독교인의 경제이해와 삶"이란 주제로 강연을 전했다. 또 김용학 총장(연세대)와 김광선 목사(기념사업회 운영이사 회장)가 각각 환영사와 감사인 인사를 전했으며, 특별히 주승중 목사(주안장로교회)가 유족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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