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인권센터 긴급토론회
이정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NCCK 인권센터가 10일 오후 2시에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 홀에서 “제주 난민,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긴급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사례 발표로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첫 번째 발표로 기장 제주 노회 늘 푸른 교회 이정훈 목사가 발제를 했다. 그는 현재 36살 아난과 28살 아마르라는 두 명의 예멘 난민을 늘푸른 교회에서 받아들여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훈 목사는 “현재 늘 푸른 교회가 건물 6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아래층은 학원들이 있어 부모님들의 시선이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그는 “늘 푸른 교회가 지원하고 있는 두 명의 예멘 난민들은 사람들의 눈초리 때문에 밖에도 함부로 나갈 수 도 없고, 엘리베이터도 탈 수 없는 채 계단으로만 다닌다“고 전했다.

현재 제주도에는 549명의 예멘 난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53명 정도는 최근 제주도 이주민 센터에 입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때 한국 디아코니아 소속 홍주민 목사가 1000만원을 이주민 센터에 후원해, 예멘 난민들의 잠자리를 위해 2층 침대를 53개를 구비하는데 사용됐다. 나머지 예멘 난민은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 올레 호텔, 지역 교회로 분산됐다고 한다.

또한 250명 정도는 광어양식장, 어업, 요식업에 취업을 했으나 나머지 인원은 미취업 상태이다. 이 목사는 “출도제한 조치로 549명의 예멘 난민은 제주도에 발이 묶여 있다”며 “3개월 안에 법무부의 출도제한 조치가 풀릴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출도제한 조치가 해제되면 다들 서울이나 안산으로 갈 텐데, 그러면 서울에서는 어떻게 생계를 해결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에서는 이주민 센터가 없다”며 “결국에 그들은 이슬람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동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슬람 부산 지구에서 제주도에 예멘 난민을 돕기 위해 방 2칸을 얻어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늘 푸른 교회에 있는 예멘 난민들에게 “너희들의 선택이다, 같이 예배드릴래, 사랑방에 있을래?”라고 물었는데, 그들이 자연스럽게 늘 푸른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섬김을 통해서 그들에게 복음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를 기대하지 말고, 제주도에 와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그들을 섬기는 것이 크리스천의 역할 아닌가”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올레 호텔을 운영하는 비기독교인 사장은 난민신청자들 하루에 4만원 씩 받아 주었다”며 “예멘 친구들은 그 사장에게 천사처럼 착하다고 나에게 말해주었다”고 전하며 크리스천으로서 부끄러워 졌다고 고백했다.

나아가 그는 “예멘 난민들이 자신의 학력을 이용해 제주도와 동일한 조건 속에서 이웃 주민들과 어떻게 하면 잘 어울려 살 것인가?”는 물음을 던졌다. 그는 “그들의 생계, 취업, 교육 등 전반적인 문제들을 각 곳곳에 이주민 센터들과 함께 교회가 적극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 여기서'의 이웃 사랑 실천을 당부했다.

NCCK 인권센터 긴급토론회
최형묵 목사가 질문을 듣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이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천안살림교회 최형묵 목사도 ‘난민에 대한 성서적 접근’이란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한인/코리안 디아스포라’는 600만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 “ ‘조선족’, ‘자이니치’, ‘고려인’ 등 우리나라 역사는 난민의 역사였다”고 말했다.

레위기 25장에 있는 말씀(6,8,23절)을 인용한 그는 “구약은 기본적으로 나그네들을 섬길 것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마태복음이 예루살렘이 로마에 의해 파괴된 A.D. 70년에 기술됐으며 당시 전쟁의 참화를 겪은 유대인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그 예로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들아 내게로 와서 쉬어라”는 마태복음 11:28절 말씀을 들었다.

그는 또 다른 예로 마태복음 15:21-28절 말씀의 예수님이 시돈 여인과 만난 장면을 들면서, “성경은 유대인의 하나님을 뛰어넘어 이방인에게 까지 보편적인 구원의 지평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바울의 인의론을 말하면서 “그의 서신서에는 유대인과 같은 권리가 없는 이방인들을 옹호했다”며 “예수님의 복음 안에서 이방민족인 대한민국도 믿음으로 유대인처럼 동등한 하나님의 자녀로 불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그는 “신앙을 명분으로 혐오와 배제의 논리를 앞세워 예멘 난민을 바라보는 것을 지양하고, 복음 안에서 예멘 난민을 포용하면서 품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10일 청와대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 서명은 무려 69만 명에 달해 결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청원자는 "난민신청은 아직 시기상조"라 밝히고, 악용사례와 사회문제, 범죄 및 치안문제 등을 제시한 뒤 "예맨 난민신청이 허가된 것과 이에 따른 지원을 받게 되고 처음으로 대한민국에 난민으로써 정착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 적합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덧붙여 청원자는 "대한민국이 난민 문제에 대해 온정적인 손길을 내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 까지도 의구심이 든다"고 밝히고, "난민문제를 악용하여 일어난 사회문제가 선례를 통해 많았으며 또 이로 인한 불법체류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라며 "기존의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하나 없으며 여전히 추상적인 경제적 파급효과와 관광수요, 유커의 유치를 위해서 라고만 말하지 일어난 문제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인 것이 화가 난다"고 했다.

나아가 "신청을 받으러 온 난민들이 진정 난민들일지도 의문이 있으며 가까운 유럽이 아닌 먼 대한민국까지 와서 신청을 한 이유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드는 바, 다시 재고하거나 엄격한 심사기준을 다시 세우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과 다른 선진국은 난민문제에 대해 사죄해야할 역사적 선례가 있지만, 과연 대한민국이 난민을 받아줘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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