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선교회 최선 목사
▲최선 목사(이웃사랑선교회 대표)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2010년에 이 사역을 시작했는데 그냥 행복했어요. 그 행복이 밀려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해지는 거에요. 40 인생 살아오면서 행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이 오는데...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이었어요."

36세에 신학을 시작해 41세에 사역을 시작한 최선 목사가 너무나 행복했다는 이 사역의 현장은 집창촌 '청량리 588'이었다.

지난 17일 서울 전농동에 위치한 이웃사랑선교회 예배당에서 만난 최 목사는 사역을 시작한지 3년 후에는 대구 지역의 자갈마당, 5년이 지나서는 수원 고등동에 있는 집창촌, 7년째가 돼서는 미아리 텍사스로 사역의 범위를 넓혔다고 했다. 올 2월에는 필리핀 성매매의 대명사로 알려진 앙헬래스(Angeles)로 아웃리치를 다녀오기도 했다.

"성매매 여성 사역과 동성애자 사역이 빠진 하나님 나라의 확장은 완전한 하나님 나라 확장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온전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기 원하는 마음에서 다른 사람이 안 가는 곳으로 들어왔어요."

최선 목사는 선교전략가인 랄프 윈터 박사의 '미전도종족' 개념을 들며 그가 성매매 여성들을 선교 대상으로 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최 목사는 개신교 선교의 시대를 3시대로 나누고 그 마지막 시대를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오지의 미전도종족을 향해 나가는 시대라는 랄프 윈터 박사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그 의문은 네번째 선교의 시대에 관한 것이었다.

그에 대한 고민의 결론이 '복음의 사각지대'였다. 내 주위에서 멀리 있지 않지만 복음이 전해지지 않는 그런 곳, 그런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떠올리다 '찾는 이가 드문' 그런 대상 두 곳이 마지막으로 남았다.

그 중 하나가 성매매 여성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동성애자들이었다. 처음에는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역을 하려고 했지만 여건이 안돼 성매매여성들을 대상으로 정했다.

청량리 588지역은 최 목사의 어린 시절의 기억에도 의문으로 남던 곳이었다. 다니던 모(母)교회에서 지역으로 전도를 나갈 때도 거기는 가지 않던 그런 곳이었기 때문이다.

최선 목사는 5년간 사역 현장에 대해 조사하고 신학적으로 준비하고 가상 시나리오까지 짜보며 만반의 준비를 해서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나 2010년 3월 28일 처음 현장에서 그들과 대면하는 순간 최 목사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입을 열 수 없어 멍하니 바라만 보다 떠오른 단 한 마디는 "교회에서 나왔어요"라는 말이었다고.

그래서 몇 주간은 그 말만 되풀이했단다. 그래서 최 목사가 벙어리인줄 알았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말씀을 준비해 가지만 기회될 때 조금씩 전하다 보니 단 5분이면 전하는 4영리를 끝까지 전하는데 걸린 시간이 1년이었다.

최선 목사는 말씀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꾸준하게 그들을 찾아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 찾아가면 더 반가워하더라며 그때 그들이 더 마음을 열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1년, 2년, 3년이 지나니 그들의 입에서 자신들도 교회에 가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다. 처음 최 목사가 사역하면서 가졌던 목표도 '예배'였다.

"지역 교회에는 저희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서 못 가겠어요. 우리들끼리 예배 드릴 수 있게 교회를 만들어 주세요."

최선 목사가 찾아갈 때마다 그들은 그 얘기를 했고 그 얘기가 나온지 2년이 지났을 때 뜻 있는 이의 후원이 있어 재작년 예배 처소를 얻어 작년 3월부터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최선 목사는 "제가 아침에 그 여성들을 모시러 가는데 그때는 청량리 윤락가 안에서 그분들을 꺼내오는 것 같고, 함께 천국에 가는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며 "그런데 식사하고 교제하고 그분들을 다시 제 손으로, 제 발로 윤락가로 다시 돌려보내드릴 때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분들이 (그곳에 다시 돌아가지 않으려면) 그분들이 살아갈 수 있는 쉼터 가 마련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재정이 필요해서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다행히도 오는 8월, 쉼터가 오픈된다.

"청량리 윤락가가 지금 재개발이 되고 있는데 거기 계신 분들 중에는 젊은 여성도 있지만 30년, 40년간 윤락가 안에 갇혀 있다가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된 분들도 계세요. 그분들 중에는 돈을 번분들도 있지만 돈을 못번 분들이 훨씬 많고요. 그분들은 재개발이 되면 갈 곳이 없어요."

최선 목사는 "쉼터에 성매매 여성들이 자주 올 수 있게 하고, 입소해서 살아야 하는 분들에게는 집으로 만들어주고, 그곳에서 예배하며 성경교육, 신앙교육 하며 성매매가 끝나게 하는 일이 시작돼야 한다"고 말하고, 그 후에는 그들이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최 목사는 "이분들이 스스로 수입을 내면서 성매매 현장으로 들어가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것, 궁극적으로는 그분들이 이 시대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가 돼서 그분들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돕는 것을 기대하며 꿈꾸며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목사는 "그분들이 누구보다 같은 처지의 성매매 여성들 마음과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을 하나님께 돌려 드리는 일까지 하게 된다면 이 분야 선교의 완성 모델이 될 것 같다"면서 "한국이 이 사역에 있어서 제사장의 나라가 됐으면 하는 마음도 크다"고 강조했다.

최선 목사는 "올해는 선교회가 NGO기관으로 정부에서 인정돼 지원을 받게 됐고, 동역자들도 생겨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것 같다"고 말하고, "이제는 제가 그동안 또 하나의 선교의 대상으로 마음 속에 부담감을 갖고 있었던 동성애 사역의 때가 다가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도 전했다.

최 목사는 "동성애자 사역을 이웃사랑선교회의 또 하나의 파트를 만들려고 한다"며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단체나 기관들에 자문이나 도움을 구하러 갔을때 반갑게 맞아주시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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