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별 소장 정치범 수용소 규탄 기자회견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탈북민 출신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26일 오전 10시부터 프레스센터에서 ‘그곳에 오빠가 있다!’라는 제목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003년 탈북해서 대한민국에 어머니와 함께 정착한 그는 2009년 친 오빠인 이세일씨의 탈북을 도왔다고 한다.

이한별 소장은 “2009년 이세일씨는 탈북을 결심해 양강도 해산시에서 출발해 압록강을 건너 중국 장백현으로 가다, 중국 변방대 군인에게 붙잡혀 다시 북송됐다”며 “경성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돼 이후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그는 “북한의 한 지인 소식통에 의하면, 이세일씨는 양강도에서 영하 30도에 다 발가벗김 당하고 고문을 당했다”며 “손과 발에 동상이 걸린 채 경성수용소에 끌려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당시 오빠는 정치범으로 분류 당해, 강제 이혼당해 생사를 확인 할 친인척이 북한에 존재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WEIDG(유엔의 비자발적 강제실종 실무그룹)을 통해 오빠 생사 확인 여부를 북한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정치적으로 음해할 목적으로 생사 확인 요청한 부분에 대해 답변해 줄 수 없다”는 북한의 거절 이유를 제시했다. 이를 놓고, 그는 “가족의 생존 여부를 알고자 하는 시도를 정치적으로 단정 지어 거절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올해는 유엔 세계인권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유엔 세계인권은 히틀러의 반인도적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는 취지아래 제정된 만큼, 전 세계는 북한의 반인권 범죄에 대해 철저히 규탄해야”함을 호소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30조항에 달하는 유엔 인권 선언 모두를 어기고 있다”며 “특히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문제는 반인륜 범죄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힘주어, 이한별 소장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를 고발했다. 그는 수용소가 “1947년 김일성은 친일파 및 대지주 수용을 위해 설립했다”며 “실상은 김일성 정치에 반하는 사람들을 색출하기 위해, 인민들을 52개 계급화로 분류해 감시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북한에선 남한사람과 전화통화 했다면 간첩으로 몰린다”며 “또 정치범 수용소에서 사망했으면 누구에게도 이의제기 못하고, 심하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정치범 수용소에 10년 동안 수감돼 생체실험 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한별 소장 정치범 수용소 규탄 기자회견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현재, 그는 “유엔 인권 조사위가 조사한 바로 북한은 4개 정도의 정치범 수용소를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 8~12만 명을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한별 소장에 의하면, 알려진 북한 정치범 수용소는 ‘개천수용소’, ‘요덕수용소’, ‘화성 면관 수용소’, ‘함경북도 수송 수용소’가 있지만, 북한 사회는 폐쇄적 국가이기에 4개 말고도 더 많은 정치범 수용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여 그는 “정치범 수용소는 가족, 친척들 면회를 일체 금지하며, 강제 북송 당한 사람들은 수용소에서 인간 이하의 짐승 취급을 받는다”며 “인간의 모든 권리가 박탈당하는 현장”이라고 힘주어 규탄했다. 때문에 그는 “현재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의 친가족 중 탈북민들이 있다면,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적극 목소리 높여 국제 사회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중히 부탁드린다”며 “북한 정권 지도자와 대화만 중요시 여기는 게 아닌, 북한의 박해 받는 인민들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그는 “친오빠 이세일처럼 생사확인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적극 행동하고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토록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호소하는 이유로, 이한별 소장은 “인권은 보편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기본 권리이기에, 이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라며 “북한 주민들, 정치범 수용소에 불법적으로 구류돼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고 침묵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북한 지도자와 비핵화 협상에 매몰된 나머지, 정치범 수용소 문제, 북한 인권 문제를 정치라는 프레임으로 가두는 건 잘못됐다”며 “정치범 수용소 문제, 북한 인권 문제는 정치의 문제가 아닌 사람과 삶의 문제”라고 그는 역설했다.

곧바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한 일간지 기자는 “지난 25일 홍대 인근 거리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 답방 관련, 시민 환영단이 공식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라며 이한별 소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한별 소장은 “나 같은 경우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피해자의 가족”이라며 “피해자 가족들은 북한 정권을 가해자라 보고 있고, 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는 정치범 수용소를 반 인도범죄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우리는 북한 인권 문제를 개선하고, 북한 정치범 수용소 사람들을 석방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그는 “물론 남북 교류, 대화는 환영할 만하다”며 “그러나 김정은 개인을 칭송하는 것은 피해자 가족으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하여, 그는 “북한 지도자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게 아닌, 수많은 북한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어가는 북한 인권 실태에 포커스를 맞춰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12월 10일에는 '북한의 박해 실태와 국제사회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서울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국제 포럼이 개최될 에정이다. 북한정의연대가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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