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계정 박사(평택나눔교회)
평택나눔교회 안계정 박사 ©자료사진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기독교 윤리학자는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안계정 목사(평택나눔교회)가 지난 22일 지구촌교회 수지채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69차 정기논문발표회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선고에 대한 기독교 윤리적 분석"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안계정 목사는 먼저 "대통령 탄핵사건(이하 탄핵사건)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대통령 파면선고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큰 충격과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하고, "무엇보다 한 주권국가의 최고 통치자가 어떤 강력한 물리력에 의해 축출되거나 또는 스스로의 결정으로 하야하지 않고, 헌법의 권한으로 파면된 사계는 쉽게 찾기 힘들기에 분명 세계사적 의미가 있다"면서 "신학적 관점에서, 특히 기독교 윤리의 관점에서 이 탄핵선고를 분석하고 해명하는 과제는 매우 필요하다"고 했다.

안 목사는 헌재 탄핵선고문에서 윤리적으로 이슈가 되는 첫 주제를 '성실'의 개념이라고 봤다. 이 성실의 개념은 탄핵사유 중 세 번째 '세월호 사건 생명보호 의무와 직책성실 의무'에서 자세히 나오는데, 헌재는 성실의 개념을 사법적 판단에서 제외했다. "대통령은 공직자로서 성실히 직책을 수행해야 한다"는 문장은 도덕적 판단이기에 세월호 사건에서 대통령의 불성실을 이유로 공직에서 파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성실의 의무가 사법적 판단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 옳은지 도덕과 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둘째로 안 목사는 '공직자의 무능과 실패'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이것이 첫 주제인 '성실의 개념'과 결합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선고문을 통해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 자체'는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공직자의 무능과 실패가 사회적으로 피해를 발생시키는 한에서 단순히 도덕적 책임만을 물을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설사 나는 몰랐다 해도, 선의로 그렇게 했다 해도 그것이 공직자의 행위이고 사회적 피해를 발생시켰다면, 사법적인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로 안 목사는 '공직자의 거짓말'을 이슈로 봤다.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검찰 특검 등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것을 '거짓말'로 봤고, 탄핵인용의 중요 근거로 삼았다. 이에 대해 안 목사는 "윤리적으로 매우 의미심장한 사건"이라 말하고, "거짓말은 나쁘다는 기초적인 도덕이 확인되는 순간"이라며 "거짓말은 무능보다 더 나쁘다"고 했다.

안 목사는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의 탄핵사태는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매우 비극적인 사건이라 지적하고, "수 조원의 경제적 피해, 국론 분열, 국가 이미지 경쟁력 하락 등이 있었지만, 윤리적으로 봤을 때 가장 심각한 피해는 '거짓말은 나쁘다'는 가장 기초적인 도덕규범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졌다는 점"이라 했다. 다만 그는 사법당국이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위증죄로 처벌하고, 헌재가 국가 최고 지도자의 공개적 거짓말을 단죄했다는 점에 대해 "자칫 우리 사회가 아노미의 나락으로 빠질 도덕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전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도덕적 규범을 무시하려는 현대 해체주의적 경향에 맞서 기독교윤리는 규범으로서 도덕의 의미와 가치 및 그 역할을 더욱 분명하게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물론 그것은 단순히 '도덕선생' 역할을 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코람데오 정신 곧 스스로의 경건과 책임에서 나오는 것"이라 이야기 했다.

한편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과 한국교회: 정의와 화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정기논문발표회에서는 각각 10개의 분과주제발표, 분과자유발표가 이뤄졌으며, 주제강연자로는 손봉호 교수(전 서울대)와 김영한 교수(전 숭실대)가 나서서 강연을 전했다. 100분 토론에는 손봉호 김영한 교수 외에도 노영상 교수(한국기독교학회장)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 최용준 교수(한동대)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등이 함께 토론했으며, 개회예배 설교는 진재혁 목사(지구촌교회)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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