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철회 기자회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30일 오전 10시 ‘명성교회 세습철회 촉구 기자회견’올림픽파크텔 개최했다. 오전 10시 반 올림픽파크텔에서 서울동남노회 제74회 정기노회가 열리기 전,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한 서울동남노회의 정상화를 촉구한다”고 외쳤다. 이헌주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은 방인성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실행위원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곧바로 안인웅 장신대 총학생회장이 발언했다.

그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교회를 사유재산처럼 물려준 것도 모자라,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온갖 비상식적 수단을 동원하는 모습에 신학생들은 분노하고 좌시할 수 없었다”며 “그 마음을 모아 학생비상총회를 열고, 압도적 찬성으로 ‘동맹휴업’을 가결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3회기 총회는 명성교회의 세습 사건이 잘못되었음을 분명히 밝혔다”며 “그러나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를 놓고, 그는 “문제의 중심에는 ‘서울동남노회의 파행’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노회는 총회의 지침에 따라 교회를 바르게 치리해야하는 책임이 있음에도, 서울동남노회는 세습을 금지하는 총회법도 완전히 무시했다”며 “선거무효소송에 대한 총회재판국의 판결에 불복하고, 도리어 명성교회 측을 옹호하며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울동남노회의 모든 선배 목사님들과 장로들께서는 우리 교단의 질서를 무너뜨리지 말아달라”며 “서울동남노회를 정상화시켜 잘못된 부분들은 명확히 바로잡아달라”고 외쳤다. 아울러 그는 “서울동남노회는 총회재판국의 노회장 선거무효 판결에 승복하고, 세습을 금지하는 총회의 법에 따라 명성교회를 바르게 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두 번째로 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 이기정 집사가 ‘명성교회를 바로 잡는 시발점이 되기를’이란 제목으로 발언했다. 그는 “2017년 11월 불법적 세습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돼가는 중, 교회 내 많은 교인들은 세습에 반대해 왔다”며 “내가 다니는 교회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저희 몇몇은 교회에 가면 ‘왜왔냐 나가라’는 말부터, ‘반대할거면 그냥 조용히 나가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며 “심지어 가족을 통해 비공식적 압박이 더 힘든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많은 분들이 포기하지 않고 반대를 계속하고 있으며, 이것이 진정 교회를 사랑하는 교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고 힘주어 외쳤다.

아울러 그는 “명성교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비단 세습만이 아니”라며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 불투명한 재정, 맹신적 성향의 교인들, 과도한 교회활동, 목사에 대한 과잉 충성 등이 모여 지금의 사태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여, 그는 “본 세습 사태의 해결은 이러한 여러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오늘의 세습 문제를 해결할 첫 번째 단계는 서울동남노회의 정상화”라며 “작년 명성세습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동남노회는 망가지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온갖 불법적 행위들은 사회 법정에서까지 판결 받았으나 저들은 진실을 부정하고 있다”며 “오늘 동남노회의 정기총회에서 부디 정의가 실현 돼, 명성교회를 바로 잡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덧붙여 그는 “김삼환 목사는 교회 실무에서 당장 손을 떼게 해야 하며, 김하나 목사는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게 하고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곧바로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신흥식 장로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는 “서울동남노회는 명성교회 불법세습을 방치한 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다”라며 “행정과 권징의 의미를 스스로 외면한다면 노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외쳤다. 이어 그는 “돈과 권력에 물든 교회와, 그런 교회를 불법적으로 아들에게 대물림하는 아버지, 이들을 비호하고 추종하는 세력을 사회는 비상식적이라 말한다”며 “서울동남노회가 이 모든 일에 침묵과 방조로 일관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따라서 그는 교회세습연대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동남노회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전면적인 전환을 이뤄, 사익을 위한 모든 행정을 멈춰야 한다”며 “정의로운 실천을 통해 비뚤어진 과거를 청산하여 한국교회와 사회에 믿음을 심어주도록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그는 “서울동남노회는 불법세습을 통해 욕망의 도구가 된 명성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며 “세습을 금지한 제103회 총회의 결의를 받들어 바르게 치리함으로 명성교회 안에 정의가 살아 숨쉬게 하라”고 외쳤다. 끝으로 그는 "서울동남노회는 김삼환·김하나 부자의 권력에 억눌려 절망한 성도들을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예장통합 소속 서울동남노회 75회 정기회는 다시 파행됐다. 정기회가 진행 되기 앞서, 명성교회 측 노회원과 교인들은 정기회를 취재하러 온 모든 교계 기자들를 완력으로 내쫓은 불상사도 있었다. 아수라장의 분위기 속에 시작된 정기회는 노회원 308명이 출석한 가운데, 15분 만에 산회됐다. 의장을 맡은 전 서울동남노회장 고대근 목사가 일방적으로 파행시킨 것이다.

한 소식통에 의하면, 서울동남노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명성교회 세습을 지지한 고대근 목사의 자격을 문제 삼았고, 고대근 목사는 의사봉을 던지고 회의장을 나갔다. 어지러운 회의장 분위기 속에서 비대위는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해 정기회 진행을 강행하려 했다. 이에 명성교회세습을 찬성하는 노회원들은 소리치며 비대위의 정기회 진행을 막아섰다. 오전 회무 개시 15분 만에 75회 정기회는 또다시 무산된 것이다. 일각에선 명성교회 세습 결의로 불거진 서울동남노회 갈등이 최악의 경우 ‘노회 분립’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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