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낮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 '생명보호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낙태죄 폐지 반대를 외쳤다. ⓒ 낙반연 제공
18일 낮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 '생명보호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낙태죄 폐지 반대를 외쳤다. ⓒ 낙반연 제공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18일 오전 10시 30분, 광화문북측광장에서 여성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생명보호대회”가 국내 생명보호단체 주최로 개최됐다. 생명보호대회는 “여성과 태아 모두 보호되어야 합니다”란 주제로 낙태법 유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자리였다.

주최 측은 낙태법을 바꾸려는 최근의 움직임을 우려하며, 엄마의 모체에서 성장하는 태아는 국가와 개인이 보호해야 할 생명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여성의 건강과 출산권을 지키기 위해서도 현행법은 유지되어야 함을 밝히고, 낙태법은 지금까지 처벌보다는 생명을 소중히 여겨 낙태를 예방하도록 하는 기능을 해왔음을 상기시켰다. 덧붙여 "모든 생명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는 노력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하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는 태아 역시 차별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별히 주최 측은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낙태죄(형법 269조, 270조)는 모든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 정신을 반영한 것인데, 임신 12주 이내에서는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쪽으로 헌법재판소나 정부가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뉴스에 관해 우려를 표하고, "만일 그렇게 되면, 낙태 시술의 96%가 임신 12주 이내에 행해지기 때문에 낙태가 제한적 허용이 아니라 무제한적 허용이 되는 것"이라며 "낙태법 변경은 태아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치고 출산을 원하는 여성마저 낙태의 강요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게 하므로 태아와 여성 모두에게 유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주최 측은 "생명의 원칙을 무너뜨릴 것이 아니라 모든 여성이 안전하게 출산하고 양육할 수 있도록, 정부는 임산 부모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조속히 시행해 달라"고 요청하고, 시민 발언과 공동 기자회견 '낙태죄 폐지 반대 공동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였다.

생명보호대회에서 박유경 교수(경희대, 낙태반대운동연합 이사)는 "낙태죄 폐지는 출산을 선택한 여성에게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된다"며 "자유롭게 낙태가 가능한 나라에서 정부가 미혼모 지원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 경제논리에 맞지 않게 된다"고 했다.

또 "여성이 자신의 신체와 삶에 대한 결정권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하며 여성운동에서 '자기 결정권'을 주장해 낙태를 자유롭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태아를 자기 몸으로 이해해 자기 몸을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주장"이라며 "태아는 독립적 개체로, 모체 안에서 10개월 동안 자랄 뿐이지 엄마와는 다른 인간 생명"이라 주장했다.

윤성원 씨는 발언을 통해 "낙태죄가 있어야 할 이유는 낙태한 여성을 혼내주기 위해서 아니라, 낙태라는 공격으로부터 여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며 "낙태죄는 태아와 여성 모두의 안전을 지켜내는 안전장치"라 했다. 미혼모 최수영 씨는 "잘못을 한 건 제 아이가 아닌데 왜 죽어야 하는 건 아이인가"라 묻고, "부디 낙태법 폐지로 생명을 죽이는 선택이 아닌, 엄마와 아이 두 사람 모두 살리는 선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입양부모인 이현경 씨는 "수정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소중하고, 하나밖에 없는 생명"이라 말했고, 임산부인 박선영 씨는 "아이는 나의 소유물이 아니다. 태아도 나의 소유물이 아니다. 여성의 인권과 함께 태아의 인권도 지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18일 낮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 '생명보호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낙태죄 폐지 반대를 외쳤다. ⓒ 낙반연 제공
18일 낮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 '생명보호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낙태죄 폐지 반대를 외쳤다. ⓒ 낙반연 제공

주부 권광희 씨도 "부모라 해서, 엄마라 해서 내가 낳았다는 이유로 아이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며 "우리가 요구해야 할 것은 낙태법 폐지가 아닌, 임신과 출산에 대해 지원과 함께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회적 구조와 미혼모들을 위한 지원과, 책임지지 않는 남성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의 제도적 장치"라 주장했다.

성가치 교육 강사인 박경희 씨는 "국가가 낙태죄를 유지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낙태를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더욱더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김미현 교수(발생분자생물학자)는 "생명을 지키는 사회 시스템 없이 낙태죄만 폐지하면, 여성은 더 큰 피해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낙태를 고민했다 결국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던 함수연 씨는 "모든 여성은 행복한 임신과 출산, 양육을 소망 한다"면서 "각자의 상황에 맞게 국가가, 지역사회가 제도적으로 임신, 출산, 그리고 양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우리는 낙태보다 출산을 선택할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생명보호대회는 낙태반대운동연합과 프로라이프교수회, 생명운동연합, 성산생명윤리연구소,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프로라이프여성회와 프로라이프의사회가 함께 했다.

더불어 함께 한 단체들은 낙태죄 폐지 반대 헌법재판소 앞 1인 릴레이 시위도 벌인다. 기간은 오는 5월 17일과 18일, 23일과 24일이며, 여성이 신청 가능하다. 오는 24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는 낙태죄 위헌(사건2017헌바127, 형법 제269조 제1항 등 위헌소원) 공개 변론의 자리도 마련되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은 '낙태죄 폐지 반대 공동 성명서' 전문이다.

낙태죄 폐지 반대 공동성명서

2012년 8월에 있었던 낙태죄 위헌소송 판결에서는, “태아가 비록 그 생명유지를 위하여 모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그 자체로 모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태아에게도 생명권이 인정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낙태죄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이미 내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2017년 2월, 낙태죄와 관련된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에 대한 위헌심사 요청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이후, 다시 낙태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7년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있었고, 청와대는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낙태죄 위헌 소송 재판의 결과를 기다리자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낙태가 여성의 권리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태아가 독립적 인간생명이라는 생물학적, 발생학적 기본 전제를 무시할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의 생명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보호되어야 함에도 태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태아의 생명권은 지켜질 가치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낙태 수술이 여성의 몸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낙태 허용 자체가 남녀 양자 모두가 관여한 임신에서 더욱 여성의 부담만을 가중하고 남성의 책임은 면제시킬 수 있음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법적, 제도적, 사회적, 문화적 차원에서 생명을 위협하고 여성의 건강을 침해하는 긴급한 상황에 맞서, 우리 국내 생명보호단체는 생명을 지키고 여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낙태죄 폐지 반대 성명을 발표합니다.

18일 낮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 '생명보호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낙태죄 폐지 반대를 외쳤다. ⓒ 낙반연 제공
18일 낮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린 '생명보호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낙태죄 폐지 반대를 외쳤다. ⓒ 낙반연 제공

[낙태죄 폐지 반대 공동선언문]

“수정되는 순간부터 독립적인 인간생명체가 시작된다.”

이것은 가설이나 이론이 아니라 생명과학이 증명하는 사실입니다. 잉태된 순간부터 태아는 여성 몸의 일부가 아닌, 독립적인 한 인간입니다. 태아의 생명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자기’의 범위 안에 들지 않습니다. 아기의 생사를 타인이 결정할 권리가 없습니다.

또한, 낙태는 축복받는 임신과 행복한 양육에 대한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고, 국가와 남성들이 책임을 회피할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여성을 더욱 사회적 약자로 만드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낙태죄 폐지 주장에 반대하며 현행 낙태죄를 유지해 주시기를 강력히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우리나라 헌법은 모든 생명을 보호합니다. 이러한 헌법정신을 담은 법이 낙태죄 규정입니다. 낙태는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일입니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낙태가, 권리로 잘못 인식되지 않도록 낙태죄 폐지를 강력히 반대합니다.

2. 태아는 모와는 다른 별개의 존재입니다. 태아의 생명권은 태아가 수정된 순간부터 독립적으로 보호되어야 할 권리입니다. 이러한 태아의 생명권을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포함된 권리로 보는 견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3. 낙태죄(형법 269조, 270조) 폐지는 태아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치고 출산을 원하는 여성의 권리도 보호받지 못하게 만듭니다. 태아와 여성 모두에게 유익이 되지 않는 낙태허용을 반대합니다.

4. 임신과 출산에 대한 책임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기와 산모를 보호해야 할 남성의 책임을 명확히 법제화하고 제도적으로 강화할 것을 요청합니다.

5. 잉태된 생명을 보호하고 양육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동책임입니다. 모든 여성이 안전하게 출산하고 기꺼이 양육할 수 있도록, 정부는 임산 부모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조속히 시행해주기를 요청합니다.

낙태법 유지를 바라는 시민연대

낙태반대운동연합 ‧ 생명운동연합 ‧ 성산생명윤리연구소 ‧ 프로라이프교수회 ‧
프로라이프변호사회 ‧ 프로라이프여성회 ‧ 프로라이프의사회 ‧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낙태 #낙태퇴 #낙태법 #생명보호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