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선교포럼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제1회 동반자 선교 포럼- 한국선교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제목으로 서초신동교회에서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포럼이 개최됐다. 많은 선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번 자리는 한인세계선교사지원재단과 동서선교연구개발원 한국본부가 주최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김영동 장로회신학대학 교수가 나섰다. 그는 “뉴질랜드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뉴질랜드 교회 지도자와 한국 선교사 간 갈등을 본적이 있다”며 “생각해보니 선교에 있어 갈등의 본질은 사람과 관계성 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갈등 상황이 왔을 때, 두 가지 측면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부류가 있다”며 “한 부류는 하나님의 같은 교회이고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같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갈등을 뛰어넘으려 하지만, 한편으로 자기 교단, 자기 개 교회에만 집중하고 안주하는 부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교회 선교는 파송위주 선교이며, 마치 우리가 선교의 최후 주자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라며 “수용 중심의 신학 즉 선교지에서 현지 교회 지도자들과 협력하는 진정한 동반자 선교신학이 세워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동반자 선교의 최초 개념은 언제부터 일까? 그는 동반자 선교의 최초의 개념으로 초대 교회인 안디옥 교회를 제시했다. 이에 그는 “바나바와 바울이 누가를 데려가며 선교여행을 떠나는 게 동반자 선교의 최초 개념”이라며 “선교는 단독자로 하는 게 아닌 항상 같이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다만 그는 “1910년 에딘버러 선교 대회 때, ‘어떻게 제국주의적 서구 교회와 식민지 제 3세계 교회가 같이 동반자 선교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었다”며 “선교를 할 때 언제나 ‘힘 있는 자’와 ‘없는 자’ 사이 간격이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김영동 장신대 교수
김영동 장신대 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간격을 좁히기 위한 동반자 선교는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그는 “하나님의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상호 간 은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서로 존중하며 서로의 은사를 활용하는 것이 바로 동반자 선교”라고 정의했다. 이를 위해 그는 빌립보서 2:5를 인용했다. 이른바 예수의 자기 비움 곧 케노시스다. 그는 “동반자 선교에 함께 배우고 자원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그는 “내가 뉴질랜드 한인교회에 갔을 때 애석하게도, 한국 교회 끼리 함께 자원을 나누고 협동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며 “개 교회 중심주의를 깨는 데부터,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선교실천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동반자 선교의 근거로, 그는 말씀을 들어 설명했다. 그는 “창조사역에 역사하신 성부·성자·성령의 완벽한 협력이 협력선교의 근본(창1:26)”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협력을 통해 하나가 되게 하시는 예수님의 대제사장 기도(요17:11)를 참조해야 한다”며 “나아가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된 지체이기에 협동해야 한다(롬12:5)”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동반자 선교에 문제로 여러 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첫째로 그는 기성 교회들의 타성과 자기중심성을 들었다. 그는 “한국 성도 안에는 ‘자기가 대장이 돼야 한다’는 자기중심성이 뿌리 깊은 것 같다”며 “단군신화부터 내려오는 한국적 문화가 성경의 원리를 압도하는 현상이 한국교회에 은연중에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둘째로 그는 의사소통의 결여를 들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교육은 커뮤니케이션 교육이 부재한다”고 덧붙이면서, 독일 교육을 예로 제시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독일 유치원에서 교사는 아이들에게 숫자 1 하나 가지고 일주일 이상을 가르친다”며 “숫자 1을 놀이를 통해 여러각도로 바라보며, 인생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정확히 말해, 그는 “나 하나만 강조하는 게 아닌 나와 같은 존엄한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셋째로 그는 재정 문제를 들었다. 그는 “우리는 선교사에게 재정지원 할 때, 상대방 자존감을 헤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내가 우월감 느끼지 않은 방향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돈으로 선교사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방법을 생각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돈, 권력, 지배, 교만, 우월의식 등이 관계성을 파괴하는 요소”라며 “자원에 대한 청지기 의식을 가지고 상호 동등성과 배려를 바탕으로 하는 성육신적 정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균오 예장 통합 총회선교회 소속 러시아 선교사
정균오 예장 통합 총회선교회 소속 러시아 선교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이어 예장통합 총회선교회 소속 정균오 선교사는 “러시아의 동반자 선교 사례”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우선 그는 선교신학자 헤롤드 풀러가 제시한 4P 모델을 전했다. 그에 의하면, 4P 모델의 순서는 첫째 개척자 단계, 둘째 부모 단계, 셋째 동역자 단계, 넷째 참여자 단계라고 전했다.이 모델을 설명하면서, 그는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 가문의 예를 들었다. 이어 그는 “언더우드 가문은 단계를 밟아가면서 아들 한명만 한국 선교에 참여하고, 연세 재단 이사회 명단도 철수했다”며 “그들의 선교 철학은 ‘한국교회에 간섭하지 말라’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교회 선교는 보통 개 교회와 교단을 현지에 세우고 돌보는 것을 선교라 생각하고, 현지에 교회 리더를 세워 함께 동반자 개념으로 협력하는 선교 개념은 빈약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인 동반자선교는 결국 총체적선교에 응답할 수 있다”며 “자신은 예장 통합 소속 선교사 이지만, 동반자 선교를 위해 러시아 침례교단에 소속돼 선교활동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러시아에는 교회가 많아 현지 교회당을 따로 세울 필요가 없다”며 “때문에 자원을 교회당 짓는데 투입하지 말고, 교단이 달라도 서로 협력해 오히려 사람을 키우는데 역량을 투입하자는 생각으로 선교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동반자선교는 세계복음화를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동반자 선교가 실행되지 않는 이유도 제시했다. 첫째로 그는 “선교사들의 인품에 따라 협력선교가 결정 된다”며 “이 부분에서 선교사들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둘째로 그는 후원교회의 협력정신 결여를 들었다. 이어 그는 “개 교회와 교파주의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러시아 현지 사역에서, 후원교회와 교단 압박으로 반드시 현지에 우리 교회 이름을 내세우도록 암묵적 강요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왜냐면 그는 “그렇게 안하면 교회·교단에 재정적 후원을 끊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스스로 예장통합 소속 목사로서 러시아 침례교단과 협력하는 자신의 선교 얘기를 전했다. 그는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사역을 시작했다”며 “예장통합 새문안 교회 소속으로, 침례교 교단에 소속 되서 선교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동반자 선교를 위해 러시아 복음주의 침례교단에 가서 노회장과 적극 교제하고, 교단의 전통을 적극 배우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동반자 사역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그의 노력인 셈이다. 다만 그는 “한국교회는 여전히 동반자 선교 인식 낮다”며 “교단 간 협약을 먼저 맺고 동반자 선교로서 현지교회가 원하는 사역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동반자 선교를 위해 적극 현지 볼고그라드 침례교단의 침례를 받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새문안 예장통합 소속 목사임에도 러시아 침례 교단의 전통을 적극 따른 것이다. 나아가 그는 “제 35회 러시아 침례 교단 총대로 참여해 직접 교단장도 뽑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가 하고 있는 동반자 사역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그는 “문화사역으로 한국어 학교, 케이팝 대회, 태권도 등을 가르친다”며 “공적선교 사역으로 고아원, 축구장 짓기, 마약중독자갱생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러시아 교회는 북한 선교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 미국 교회와 함께 러시아복음주의침례교단이 주도하고 있는 ‘동방의 여명’이라는 사역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슬람지역에 선교사 파송도 하고 있으며, 정교회사제와도 교제하여 같이 동반자선교를 추진하려고 한다”며 발제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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