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지원네트워크가 6일 낮 기장 총회 소속 P목사 성폭력 사건과 관련, 피해자 중심의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피해자지원네트워크가 6일 낮 기장 총회 소속 P목사 성폭력 사건과 관련, 피해자 중심의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규진 기자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얼마 전 강간 미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기장 총회 소속 P목사와 관련, 피해자 중심의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6일 오후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피해자지원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주최 측은 기장 총회를 향해 "피해자 보호의 책임을 방기하고 2차 가해에 동참했음을 인정하고 회개하라"고 촉구하고, "가해자 측 탄원서 서명자들은 피해자에게 즉시 사과하라"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기장 총회가 해당 교회에 추가적인 피해사실이 있는지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박 목사를 면직해야 한다고 말하고, "해당 교회에 진실을 알리고 교회가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하도록 요청하라"고 했다. 또 "본 사건의 2차 가해가 매우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났음을 인지하고 사건 관련자들과 2차 가해 주동자들을 색출하고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특별히 해당 피해자를 직접 상담하고 있는 기독교여성상담소 소장 채수지 목사가 피해자의 입장문을 낭독했다. 또 정균란 목사(피해자지원네트워크 공동대표)와 차미경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피해자지원네트워크 자문변호사), 김선실 상임대표(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이 함께 발언했으며, 서옥희 목사(피해자지원네트워크 실행위원)가 같은 교단 김해성 목사 피해자의 연대지지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P목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라!"

기독교여성상담소와 피해자지원네트워크는 P목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를 상담 ․ 지원하는 기관이다. 우리는 1심 선고 전인 지난 8월 3일,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교단 측에 P목사의 성폭력 사실을 알리고 진상조사와 가해자 치리를 요구했다. 피해자는 하나님의 법으로 판단해달라고 요청하며 교단의 도움을 받기 원했다. 그러나 교단은 피해자를 불신함으로 피해자의 기대를 저버렸으며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를 철저히 배제했다. 피해자는 그 어디에도 없었고 피해자의 권리는 전혀 보장받지 못했다.

교단이 사건을 알았음에도 조속한 대처를 하지 않고 1심 선고가 나기만을 기다리는 사이, 가해자 측 인사들은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받고 다니면서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극심한 2차 피해를 일으켰다. 노회원들이 가해자 측에 회유되어 피해자의 인권이 침해되고 명예가 실추되는 상황에서도 해당 노회는 단 한번도 피해자를 상담하는 기관인 기독교여성상담소에 연락하여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거나 피해자의 아픔을 돌보지 않았다. 급기야 진상조사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회원들은 가해자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에 서명을 해주었다.

P목사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그가 피해자에게 덮어씌운 무고죄는 고등법원에서 최종 기각되었다. 선고 직전까지, 사건에 깊이 연루되어 있는 교회 관계자들을 포함한 교인들은 P목사 편에서 증언하고 피해자를 압박했다. 그러다 P목사의 가해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자 “교회가 가장 큰 피해자”라는 명분으로 돌아섰다. 교회는 2차 가해로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가해놓고 본인들이야말로 P목사에게 속은 순수한 희생자인 것처럼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 그들의 속임수로 인하여 피해자의 억울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1심 선고가 있었던 지난 8월 22일, 기장총회는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위로하며, 피해자의 마음을 살피고 법률적, 의료적 지원 등의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교단은 피해자에게 가한 2차 가해에 대해서 아무런 말이 없고 피해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려 하지 않으며 피해자 지원을 위한 그 어떠한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분노는 극에 달했으며 2차 가해를 주동했던 자들을 형사 고소하려고 결심하기까지 이르렀다.

P목사 성폭력 사건은 가해자와 교회 측의 끈질긴 회유와 협박 가운데서도 꿋꿋이 이겨내어 마침내 승리한 피해자 덕분에 세상에 드러났다. 교단이 피해자의 용기와 투지에 빚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 중심 교단은 처음부터 피해자를 불신하고 공격했다. 이제라도 교단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피해자의 명예가 회복되어 일상과 신앙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길 바란다.

그리고 해당 교회에 진실을 알려, 그동안 피해자를 2차 가해했던 교회로 하여금 회개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회에 피해자를 모함하고도 아닌 척, 아무것도 몰랐던 척 하면서 자신들의 죄를 부인하고 속임수로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P목사 성폭력 사건에 깊이 개입된 공모자들이며 피해자는 그들의 행위를 입증할 증거를 가지고 있다. 교단은 본 사건 관련자들을 색출하여 엄중히 책임을 묻고 징계함으로써 피해자의 원한을 풀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단은 세상법의 판정에만 기대지 말고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낼 수 있는 교회 성폭력 관련법을 반드시 제정하여 또다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 우왕좌왕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이 피해자임을 밝히고 교단에 도움을 요청한 이들에게 다시 폭력을 행사하는 낮은 젠더 감수성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본 사건 피해자의 목소리에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진실성 있는 응답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피해자 보호의 책임을 방기하고 2차 가해에 동참했음을 인정하고 회개하라. 가해자 측 탄원서 서명자들은 피해자에게 즉시 사과하라.

둘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해당 교회에 추가적인 피해사실이 있는지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P목사를 면직하라.

셋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해당 교회에 진실을 알리고 교회가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하도록 요청하라.

넷째,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본 사건의 2차 가해가 매우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났음을 인지하고 사건 관련자들과 2차 가해 주동자들을 색출하고 징계하라.

2018년 9월 6일

피해자지원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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