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번역 주석성경' 신약편(왼쪽)과 이번에 새로 발간된 구약편.
'원문번역 주석성경' 신약편(왼쪽)과 이번에 새로 발간된 구약편.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현대 신앙들을 위해 성서 원문을 알기 쉽게, 정확하게 번역하고 주석한 성서가 발간됐다. "원문번역 주석성경: 구약편"(고영민 박사 저, 쿰란출판사)이 바로 그것이다. 2015년 신약에 이어 2018년 발간된 "원문번역 주석성경: 구약편"은 이미 2015년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2018년 문서선교의 날 '올해의 저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성경에는 백석문화대학 총장을 역임한 고영민 박사가 한국 개신교 선교 130주년을 기념해, 구약성서 원문을 알기 쉽고 정확하게 우리말로 번역하고, 전통적 해석 원리를 따른 주석과 함께 실었다. 또 성경은 고대 사본들과 세밀하게 비교 대조해 번역의 정확성을 기했고, 현장답사 경험, 고고학적 지식 등을 바탕으로 성서의 지리와 문화, 풍습 등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주석의 질을 한층 높였다.

출판사 측은 "한국교회의 신앙과 신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 나가는 주석성서가 될 것"이라 보고, "목회자, 신학생, 연구자뿐만 아니라 평신도에게도 추천한다"고 했다.

한편 저자 고영민 박사는 성서대, 단국대, 총신대, 연세대 교육대학원을 거쳐 이스라엘 Hebrew University, 그리스 Athens National Univ., 영국 London Univ.에서 연구했다. 또 독일 Muenster Univ. 에서 박사과정, 독일 Wuppertal Kirchliche Hochschule에서 신학박사(Dr. Theol.)를 취득했으며, 성도교회를 비롯한 4개 처에 교회 설립 및 목회를 했다.

그는 고대 성경원어와 번역본, 고고학, 사본 연구차 성지 및 해당지역 수차례 현장을 답사했던 바 있다. 미국 ITS 객원교수, 백석신학교 학장, 백석대학교 부총장, 백석문화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저서와 역서로는 성서원어대사전, 문법서와 사전(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 강해설교전집, 벌콥 조직신학, 하지 조직신학, 기독교 강요 등 다수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오직 성경, 그것이 지금 한국 교회의 유일한 답이다."

'원문번역 주석성경' 신구약 편을 발간한 고영민 박사.
'원문번역 주석성경' 신구약 편을 발간한 고영민 박사. ©쿰란출판스 제공

* 신약성경에 이어 구약성경까지 완성한 원문·주석 성경

- 본서 『원문 번역·주석 성경』은 문자 그대로 원어(히브리어, 헬라어)로 쓰여진 신,구약 원문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성경적으로 주석한 책이다. 원문 주석(Textual commentary)은 성경의 기본 자료인 고대 사본부터 시작하여 성경의 형성과정과 성경 언어의 뜻, 신학적인 배경 등을 다루기 때문에 주석 위의 주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약에서는 43개의 번역본들(한, 영, 독, 불, 라틴어)을 비교, 대조함으로써 성경의 다양한 번역 기능성을 제시했다.

* 한국 선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성경을 번역, 주석한 집필 동기

- 지금 우리나라에는 10여 종의 번역 성경들이 있다. 그중 현재 한국 교회가 강단용으로 쓰고 있는 것은 대한성서공회가 발행한 개역개정판 성경이다. 이 성경은 원래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인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등이 주축이 된 번역 위원회에서 주로 영역판(KJV, ASV)과 한문 성경 등을 대본으로 삼아 번역한 『구역 성경』(신약은 1901, 구약은 1911년 발행)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구역 성경』은 여러 차례 수정과 보완 과정을 거쳐 『개역 성경』이 되고, 근래에 들어 다시 개정하여 『개역 개정판 성경』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번역된 단어나 문장의 뜻이 원문과 차이가 나거나 애매한 부분들이 많이 있을 뿐만 아니라 또 지금은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은 옛 구어체 표현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다. 본서는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제물포에 역사적인 첫발을 들여놓은 지(1885년) 13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성경 원문에 기초하여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번역과 주석을 하게 되었다.

* 원문 번역·주석 성경의 특징

- 크게 12가지의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다.

(1) 전통적, 성경적 해석 원리에 의한 주석. (2) 성경 해석의 기존 체제를 삼위일체식으로 강해. (3) 원문을 축자적으로 정확하게 번역(직역), 수용 언어로 알기 쉽게 전달(의역). (4) 신학의 학문성과 주석의 창조성을 최대한으로 높임. (5)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성경적으로 평가, 결론을 내림. (6) 구속사의 맥을 따라 원어와 문장 등을 명확하게 설명. (7) 성경 시대의 배경 등을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인용. (8) 성경의 기본 자료인 고대 사본들을 세밀하게 비교 대조. (9) 성경 지리와 고고학, 문화, 풍습 등을 현장 답사 경험을 통해 생생하게 묘사. (10) 원어와 동의어, 동음이의어를 상세히 기술. (11) 성경 본문을 성경 연구와 설교 준비를 위해 내용별로 분해. (12) 난해한 고어체, 익숙지 못한 용어 등을 현대 통용어로 쉽게 번역(구약), 43개 번역본들(한, 영, 독, 불, 라틴어)을 비교, 대조함으로써 성경의 다양한 번역 가능성을 제시하였다(신약).

* 성경을 번역하는 데 사용한 원칙

- 본서는 원칙적으로 형식 일치의 번역(Formal correspondent translation), 즉 문맥의 일관성보다는 히브리어나 헬라어의 문법과 구분, 단어들을 가능한 한 그 의미대로 유지시키면서 축어적(verbal)으로 번역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그러나 이해하기 힘들고 본문의 뜻을 전달하기 어려운 때는 과감히 내용 동등성 번역(Dynamic equivalent translation), 즉 원문이 지닌 역사적인 목적과 그 당시와 관련된 특별한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으로 살렸으며, 일단 성경 원문의 단어와 문법 형식을 정확하게 문자적으로 번역한 다음 수용 언어로 전달하려고 최신의 표현 기법을 사용하였다.

* 성경 원문을 정확하게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가

- 사실상 이 세상에는 성경 언어인 히브리어와 아람어, 그리스어를 정확히 자국어로 번역해 놓은 성경이 없을 뿐만 아니라 또 그렇게 번역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성경 속에 계시된 하나님의 뜻에 거의 접근한, 아니 완전히 일치된 내용은 밝혀낼 수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 이 일을 위해서 권위 사본들과의 비교 대조, 아직까지 뜻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많은 단어들, 우리말로 옮기기 힘든 고대 언어들의 낯선 의미들은 극복해야 할 힘든 난제들이었다. 성경은 있는 그대로(as it is) 번역되고 해석될 때에만 참된 계시의 말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성경을 주석하는 원칙과 해석 원리

- 본서는 바울과 어거스틴, 루터와 칼빈 등으로 이어지는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하는 전통적, 성경적 해석 원리를 취하고 있으며, 성경 해석의 기본 체제(번역, 주석, 강해)를 삼위일체식으로 밀접하게 연관시켜 주석하였다. 무엇보다도 학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학설을 성경적 관점에서 평가하고 결론을 내렸으며, 신학의 학문성과 주석의 창조성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교회와 목회 현장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강해했다.

* 성경 시대의 사회상과 문화, 고고학, 지리

- 본서의 특징들 중 하나는 성경에 등장하는 사회와 문화, 역사적 배경에 대해 생생하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비록 정경은 아니지만 외경이나 필로(Philo) 등의 고대 문헌, 요세푸스의 고대사 등의 역사서를 인용했다. 당시 교회 안에 침투했던 각종 이단 사상 등을 비교적 자세히 다룬 것은 오늘날의 교회 상황이 성경이 기록될 당시와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현장에 방문하여 직접 보고 듣고 연구한 성지 순례의 풍부한 경험을 통해 성경에 언급된 문화와 풍습, 지리는 물론 고고학 부분까지 사실에 근거한 현장감을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 이 원문 번역·주석 성경이 한국 교회의 강단용 표준 성경이나 목회용 기본 주석으로 쓰여질 수 있을 것인가?

- 먼저 성경에 대한 한국교회 교인들의 의식구조를 자세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교회는 선교 초창기부터 강한 보수적 경향을 띄고 있었다. 물론 일부 진보적인 신학사상을 지닌 교회들도 있지만 대체로 한국교회는 지금까지도 성경에 기초한 보수적인 신학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성서공회는 『개역성경』의 문제점들을 수정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성경 번역들 예를 들면 『새 번역』(1968), 『공동번역』(1977), 『표준새번역』(1993) 등을 펴내었지만 한국교회의 전폭적인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표준새번역』인 경우는 교단장들이 모여 강단용으로 쓸 것을 결의했지만 실제로 시행되지는 않았다. 그것은 여전히 "이르시되, 하였느니라, 가로되" 등의 초기 성경 번역에 대한 끈질긴 애착과 무조건적인 신뢰, 전통적인 선입관 등이 새로운 번역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원문 번역·주석 성경이 번역이나 주석면에서 원문의 의미를 잘 살려내었고 또 성경적으로 주석한 것이 폭넓게 인정되면, 강단용 채택 문제는 교단과 계층을 초월하여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과 한국교회의 전망

- 앞으로 하나님께서 건강과 시간을 허락해 주신다면 그동안 오랜 기간 준비해온 자료들을 정리해 신,구약 주석(약 28~30권 예정)을 집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미 출간된 번역·주석 성경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내용을 대폭 확장해서 전공자나 목회자가 성경 연구와 설교 자료 등에 인용할 수 있도록 유익하고 다양한 내용들을 다루어 보려고 한다. 또한 이미 출간한 신,구약 번역 성경에서 정확성과 완전성에서 빗나간 본의 아닌 번역상의 오류나 주석상의 미비점들은 계속해서 철저히 시정하고 보완하려고 한다.

우리 한국교회는 선교 130년에 세계 선교 역사상 기적과 같은 부흥을 이룩했다. 이러한 부흥의 밑바탕에는 성경말씀이 지닌 영감적인 권위와 계시적인 능력이 강하게 역사했음은 굳이 덧붙여 말할 필요가 없다. 교회 역사가들은 한결같이 종교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말틴 루터가 번역한 성경(바르트부르크 성에서 번역 시작, 12년 만에 완성)에서 찾고 있다. 만일 우리 한국교회가 오직 성경(Sola Scriptura)으로 돌아가서 성경만을 가르치고 성경대로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제2종교개혁의 불길이 다시금 한반도를 넘어 전세계를 향해 활활 타오르게 되는 날이 속히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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