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김근주 교수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김근주 교수. ©조은식 기자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많은 이들이 빚으로 고통받고 있는 요즘,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9일 낮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빚에서 빛으로 - 가계부채로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한 기독교의 역할"이란 주제로 '2017 교회의 사회적 책임 컨퍼런스'를 개최해 관심을 모았다.

세미나에서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부채에 대한 기독교적 입장"이란 주제로 발제하면서, 성경 구약에 비추어 부채 탕감의 문제를 바라봤다.

김 교수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원칙적으로 빚을 지게 되는 현실이 있기 마련이고, 그 빚이 사람의 인격을 지배한다"면서 "이에 대해 구약 성경은 담보를 잡는 것에 대한 세밀한 규정으로, 그리고 이자 받지 말라는 규정으로 빚이 지닌 지배력을 약화시킨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구약 율법은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면제년을 통해 빚을 탕감해 사람이 빚에 지배되지 않도록 제도화한다"고 설명하고, "가난한 자가 없어지는 것은 절로 되는 일이 아니라, 면제년으로 대표되는 제도가 그 사회 내에서 실천될 때 이뤄지고 확립되는 것"이라 이야기 했다.

김 교수는 "구약이 보여주는 하나님 나라는 서로 어려워졌을 때 기꺼이 꾸어 주는 나라, 빚으로 인해 전당을 잡혔을 때에도 빚진 자를 지배하지 않는 행동을 취하는 나라, 이웃에게 돈을 꾸어 주되 이자를 받지 않는 나라, 그리고 정기적으로 빚이 탕감되어 과거에 매이지 않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나라"라 설명했다.

그는 "구약이 하나님 나라가 관념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며 일상의 현실과 결합되어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시민법'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통해 구약의 이상이 개인의 세계가 아니라 함께 서로 책임지고 연대하며 살아가는 세상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예수는 이자에 대해 잠깐 언급(마25:27)한 적이 있다. 김 교수는 "가난한 자에 대한 구제를 강조하는 본문들, 되갚지 못하는 이에게 베푸는 선행을 강조하는 본문과 함께 고려할 때, 신양 본문은 이자를 합법화시킨다기 보다는, 상업적 목적의 이자는 허용되되 가난한 이웃에 대해 함께 나누는 삶을 강조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김 교수는 "성경이 관심을 갖는 것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가난한 자들과 연관된 부채와 이자 문제"라 지적하고, "구약이 명확하게 촉구하는 것은 서로 연대하고 서로 책임자는 공동체"라 했다. 그는 "가난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지 않고, 모두의 문제로 감싸 안는 것이 무이자 대출"이라며 "고대 이스라엘에만 이와 같은 무이자 대출 규정이 있었는데, 신앙 공동체의 특별함을 경제적 연대 공동체로 구체화시킨 것"이라 평가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 교수의 발표 외에도 유종일 교수(KDI 국제정책대학원, 주빌리은행 은행장)가 "한국의 가계부채, 원인과 대안"에 대해 발표했으며, 부채소각 퍼포먼스를 통해 빚졌던 자들에게 구제의 길도 열어줬다. 또 오종규 목사(온누리교회 사회선교부 사회책임팀 총무) 이파람 목사(예수마을교회) 김덕영 사무처장(희년은행 사무처장) 등은 실사례 발표를 하기도 했다.

발제자들이 나서서 빚 탕감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채무라고 쓰여 있는 종이들이 태우면서 실지로 약 10억 원 가량의 부실채권을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제자들이 나서서 빚 탕감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채무라고 쓰여 있는 종이들을 태우는 퍼포먼스였는데, 실지로 약 10억 원 가량의 부실채권을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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